먹는 것에 대한 기록


애 보느라 매끼 해먹지 못하는데 그렇다고 맨날 사먹기에도 한계가 있어 두세끼에 한번은 한가지씩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여태까지 먹던 건 밑반찬 위주라 손이 많이 가기에 되도록 간단하고 쉬운 걸로 인터넷에서 찾아 만들어 보고 있다.

* 라이스 피자

시판 냉동피자 가운데 라이스피자라는 게 있어서 한번 먹어봤다. 맛이 없었다. 다음엔 사지 말자.


* 토마토 스파게티

원래 토마토 스파게티 보다 크림 스파게티를 좋아하지만 영양을 생각하여 해 먹었다. 마늘과 양파를 올리브유에 볶은 뒤에 동네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 페이스트 반 통, 토마토 통조림 한 통에 비프브로쓰(쇠고기 국물) 반 통, 간 쇠고기를 넣어서 끓여줬다. 새우 데친 거 올려서 먹었다. 2인분 빠듯했다. 다음엔 비프브로쓰 한 통쓰고 단맛을 더 살리기 위해 양파를 더 넣어줄 예정이다. 남편도 괜찮다고 반응을 보여 나중에 토마토 좋아하시는 시아버지 여기 방문하시면 함 선보일 예정.

* 9월29일 크림 스파게티

간단한 레시피라고 올려진 걸 보고 따라 만들어봤다. 헤비크림 한통 우유 동량을 끓인 뒤 감자 3개와 마늘 20쪽을 넣어서 끓인다. 한참 끓인 뒤 믹서기에 갈아서 다시 우유+크림에 부어서 데워준다. 덜 느끼해서 괜찮긴 한데 뭔가 조금 심심하다. 핸드블렌더가 작아서 반만 갈아서 도로 부었다. 감자 알맹이가 좀 남아있는 것도 괜찮은 듯. 담엔 베이컨과 양송이 버섯을 익혀 올려 먹어면 더 좋을 듯. 베이컨 양송이 감자 크림 파스타가 된다. 매주 해먹긴 그렇고 한달에 한번 정도 해볼만.

* 9월28일 돈까스

오랜만에 돈까스를 해먹었다. 돼지의 loin 부분을 적당한 두께로 잘라서 칼로 대충 두드리다가 손목이 아프면 그냥 중단하고 밀가루 계란 빵가루 순으로 입혀 후라이팬에 튀겼다. 되도록 기름을 적게 쓰고 후라이팬을 이용해 튀기고자 고기를 두툼하지 않게 잘라서 만들어 먹었다. 곁들인 건 양배추 채 썬 것. 여기에 콘슬로 드레싱 두숟가락 넣어서 휙휙 휘저어 고기랑 같이 먹으면 상큼하게 맛있다. 심하게 간단하고.

* 9월30일 닭간장조림

요즘 자주가는 마트는 sunflower market이란 곳인데 고기도 채소도 과일도 신선하고 좋다. 닭고기도 참 신선하다. 그냥 삶아서 국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오늘은 감자를 처치하고자 닭과 감자를 같이 간장에 조렸다. 아 감자를 좀 더 늦게 넣어야 안 으깨지는데 그냥 귀찮아서 닭이랑 같이 넣었다. 그리곤 갑자기 베이비당근이 생각나 재빨리 주섬주섬 꺼내 뒤늦게 퐁당 집어넣었다.
밑간을 한 닭과 물로 전분을 뺀 감자를 버터 둘린 센불에 볶은 뒤 물 살짝 부은 양념(대충 간장+마늘+참기름+생강가루)에 넣어 조린다.





by 그루브 | 2009/10/31 00:45 | 먹는 것 | 트랙백 | 덧글(2)

윤수가 안 잔다


윤수가 태어난지 6주 정도 됐다. 요 며칠간 윤수가 잠을 잘 안잔다. 덕분에 놀라운 사이트도 발견했다. 일명 '잠투정포럼'. babywisper.co.kr 인데 아기잠재우기 전문 사이트이다. 아, 이렇게 잘 정돈된 사이트를 가질만큼 참 어려운 게 아기 잠재우기이다.

답답해서 '잠투정 포럼'에서 관련 글도 읽어보고 미씨유에스에이의 아이키우기 게시판에 들어가서 '안자요'라는 검색어로 관련글을 찾아서 읽어보고 있다.

오늘도 새벽2시반부터 멀뚱멀뚱해지더니 30분 이상을 깊게 자지 못하고 계속 보챘다. 결국 나는 먼동이 터오는 걸 보고야 말았다. 아침 9시에 잠깐 잠이 들길래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 11시경부터 오후가 되도록 다시 또 보채기의 연속이다. 그러다가 오후 4시에 드디어 잠이 들었다. 만세. 급히 애기옷을 빨고 점심을 먹었다.

악순환이다. 아기가 잘 안잔다 -> 자꾸 운다 -> 배고픈가 싶어서 젖을 물린다 -> 자주 물리다보니 젖이 돌 시간이 없다 -> 젖양이 부족해 보인다 -> 젖양의 부족으로 배가 고파 잘 안자는 것처럼 보인다 -> 그래도 입을 뻐끔거리니 젖을 안 물릴 수 없다 -> 애를 안고 있다보니 나도 먹고 잘 시간이 없다. -> 잠을 자고 밥을 먹어야 젖이 더 도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

글을 더 쓰기엔 이 시간이 너무 아깝다. 소파에 가서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지. 짧은 문장을 퍼오는 걸로 마무리. '안자요'로 검색한 글 가운데에서 발견한 댓글이다.

"...저도 아기가 세상에 나와 적응하느라 얼마나 힘들까싶어 안스러워 눈물을 질질 흘리다가도 하루종일 울고 징징거리는 아가를보면 또짜증이나고 그러네요.예..힘내야죠..저하나 믿고 이세상에 나온 아이인데..아..저에게도 빨리 100일의 기적이 일어날 날이다가오길.."

제 맘도 그래요. T_T

by 그루브 | 2009/10/24 09:06 | 육아단상 | 트랙백 | 덧글(4)

엄마가 됐다


9월11일 첫아이 윤수를 낳았다.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2000년에 대학을 졸업해서 직장에 들어가 몇 년간 돈을 벌었다. 그리고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그 남자를 따라 미국에 왔다. 지난해 겨울이 6개월인 곳에서 여름이 6개월인 곳으로 이사를 왔다. 아이를 가졌고 엄마가 됐다. 10년 새 참 많은 일이 일어났다.

모든 건 상상과 다르다. 아이를 낳자마자 '부모가 됐다'는 사실을 크게 실감하는 건 아니다. 젖을 물린다고 해서 금방 젖이 줄줄 흐르는 것도 아니다. 아기가 크게 운다고 해서 하루종일 울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아기는 아직 방긋방긋 웃을 줄 모른다.

건축과, 광고회사, 잡지사. 마감을 하는 곳에서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밤중 두세번 깨는 이 초보엄마의 날들이 생각보다 힘들진 않다. 시사잡지 한가위 특집호를 만드느라 새벽 3시에 졸린 눈을 깜빡이며 책상에 붙어있던 그 때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아이가 보채는 게 잦아지면 아이에게 젖물려 놓고 이내 꾸벅꾸벅 존다.

타지에서 아이를 낳는 일이 걱정스러웠는데 어쨌든 윤수는 내 뱃속에서 잘 컸고 지금은 내 옆에서 잘 자고 있다. 동네에 한인 산부인과 의사가 없어서 그냥 가까운 산부인과의 백인 여의사를 담당의사로 삼아 몇 개월을 지냈다.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의사를 만나 별 불편없이 잘 지냈다. 자연분만을 예정하다 의도치않게 제왕절개를 하게 됐는데 수술도 잘 마무리됐다.

병원에 가기 전날부터 12시간 가량 진통이 있었는데 이 진통이 가진통인지 진짜 진통인지 헛갈릴만큼 진통도 그럭저럭 참을만했다. 수술한 당일과 그 다음날은 몸이 무거웠지만 퇴원하는 날엔 움직일 만했다. 일주일간 입원시킨다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제왕절개를 하게 되면 3박4일 혹은 4박5일 입원한다. 난 그냥 삼일밤 자고 퇴원했다.

그리고 그 다다음날 한국에서 엄마가 오셨다. 남편, 엄마의 도움으로 두세주를 보냈고 한달이 조금 지난 지금은 그럭저럭 나도 애기 보는 일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별 게 없어서 그런가? 먹고, 싸고, 잔다. 아이가 배고플때 먹이고, 기저귀를 제때 갈아주고, 가끔 보채면 달래고, 틈날때 목욕시키면 된다. 엄마가 귀국하신 다음부터 힘들겠지. 밥도 해야하고 빨래도 해야한다. 청소도 아주 안할 수는 없고. 그래도 하루하루 잘 흘러갈거라는 거 잘 안다. 윤수야 건강하게 잘 커라! 나도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다.

by 그루브 | 2009/10/16 12:48 | 육아단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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